[관가뒷담] 무역적자 심각한데… 수출 현장, 산업부가 안 보인다

입력 2023-02-15 04:03 수정 2023-02-15 04:03
사상 최악의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수출 진흥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뒷말이 나온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5일 인천의 한 수출기업을 찾아 “현장에서 답을 찾아 금년 수출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야전 산업부’를 강조하고 있는 이 장관의 신년 첫 수출 행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지난달 말부터 2월 초까지 수출 진흥을 위해 장관을 포함한 간부들이 94건의 현장 방문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에서 열린 제1차 통상산업포럼에서도 “올해 우리 기업의 수출·투자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우리 기업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기회 요인은 최대화하는 통상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 발언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성적표를 보면 우려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적자 행진을 계속하며 악화일로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176억2200만 달러에 달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달 10일까지의 적자 폭을 감안하면 12개월 연속 적자가 확실시된다. 지난달 수출 실적도 4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물론 이 같은 수출 성적표는 외부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산업부의 역할이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과거 사례도 회자된다. 박근혜정부 때는 대통령 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정부가 수출 회복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정부 때는 대통령 주재는 아니더라도 산업부 차원에서 수출 회복을 위한 잰걸음이 눈에 띄었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 당시 마이너스인 수출 회복을 위해 수출 다변화를 비롯한 다양한 대책이 동원됐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통령 주재 수출전략회의가 열렸던 것처럼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