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택시요금 인상 시행 시기를 하반기로 늦출 것으로 보인다. 줄줄이 오르는 공공요금으로 인해 가중되는 서민 가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경기도는 택시요금 인상 시행 시기를 상반기가 아닌 하반기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도는 택시 기본요금 1000원 인상을 위해 공청회와 도의회 의견 청취 등의 절차를 마치고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 심의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태다. 다음 달 초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인상안을 확정한 뒤 이르면 3월부터 적용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버스, 지하철, 가스, 전기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며 가계에 큰 부담을 주자 택시요금 인상 시기를 다소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부의 상반기 공공요금 인상 자제 요청도 작용했다.
경기도는 택시 기본요금 인상을 오는 7월 초에 시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달 26일 열린 공청회에서 중형택시 기준 기본요금 2㎞ 3800원, 거리운임 132m당 100원, 시간운임 31초당 100원인 현행 요금체계를 변경하는 3개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8일 변경안에 대한 의견 청취를 통해 기본거리를 2.0㎞에서 1.6㎞로 줄이고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는 조정안을 냈다.
또 거리운임은 131m당 100원, 시간운임은 30초당 100원으로 하고, 심야 할증요금 적용 시간도 오전 0∼4시에서 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4시로 2시간 늘려 시간대에 따라 탄력적으로 20∼40% 할증요율을 적용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서울시는 지난 1일 오전 4시부터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4800원으로 인상했으며 인천시는 연내 인상을 추진 중이다. 도 관계자는 “택시 기본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가계 부담 완화와 물가안정을 위해 시행 시기를 다소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