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페퍼, V리그 ‘꼴찌 반란’

입력 2023-02-15 04:04
삼성생명 이크바이리, 페퍼저축은행 오지영, 이한비(왼쪽부터). 한국배구연맹 제공

꼴찌들의 반란이 V리그 후반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하고 있다. 남자부 삼성화재는 연승을 질주하며 후반기 돌풍의 주인공이 됐고,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은 1위 현대건설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두 팀은 각각 남녀부 2위인 현대캐피탈, 흥국생명을 상대로 분위기를 이어가려 한다.

삼성화재는 4연승을 달리며 과거 ‘왕조’ 시절을 연상시키고 있다. 이전까지 단 5승(18패)밖에 거두지 못해 최하위를 전전했던 삼성화재는 13일 기준 6위 KB손해보험과의 승점 차도 5점까지 좁히며 꼴찌 탈출까지 노리고 있다.

약팀을 상대로 거둔 연승도 아니다. 1위 대한항공을 풀세트 접전 끝에 잡아낸 것은 물론, 3위 우리카드에도 2승을 거둘 정도로 순도도 높다.

공격 루트가 다채로워진 가운데 외국인 선수 이크바이리와 살림꾼 김정호가 득점을 확실히 책임지고 있다. 삼성화재의 1라운드 공격점유율은 이크바이리가 52.26%로 절반 이상 가져갔고, 신창호 14.11%, 김정호 10.28%였다. 나머지는 5%도 안 됐다. 주요 공격 루트 중 공격성공률 50%를 넘긴 선수는 김정호(52.54%)뿐이었다.

반면 5라운드 점유율은 이크바이리 43.44%, 김정호 25%, 신창호 9.84%, 김준우 9.02%, 하현용 7.38% 등으로 비교적 분산됐다. 부담을 줄어든 이크바이리의 공격성공률은 5라운드 55.66%로 1라운드(47.33%)에 비해 8% 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김정호는 5라운드 3경기 기준으로 42점, 블로킹 4개, 공격성공률 68.85%를 기록하며 공격종합 1위에 올라 있다.

삼성화재는 이런 가운데 1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5라운드에서 전통의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맞붙는다.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에 승점 1점도 빼앗지 못하며 4패를 당했기 때문에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여자부에선 페퍼저축은행이 1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5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0일 1위 현대건설을 풀세트 접전 끝에 꺾고 시즌 3승을 거뒀다.

선두 싸움에 바쁜 현대건설의 발목을 잡은 페퍼저축은행이 또 다른 우승 후보 흥국생명에도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