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공고해 보였던 아스널의 독주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추격의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두인 아스널이 경기를 덜 치르긴 했지만 세 팀 간 승점 차가 5점까지 줄어든 상태다.
14일 기준 2022-2023시즌 EPL은 각 팀당 적게는 20경기에서 많게는 23경기를 소화했다. 각 팀당 38라운드를 소화하는 일정인 것을 고려하면 약 60% 정도가 진행된 셈이다. 시즌이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향하는 만큼 순위경쟁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만한 상황인데, 선두권 경쟁은 오히려 안갯속으로 빠지는 양상이다.
아스널의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아스널은 2022 카타르월드컵 이후 리그 재개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웨스트햄전을 시작으로 뉴캐슬전 무승부를 제외하고 리그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 토트넘 홋스퍼와의 ‘북런던 더비’를 넘어섰고, EPL 내에서 가장 뜨거운 기세를 뽐내던 맨유와의 일전에서도 이겼다.
그런데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맨시티에 패한 이후 하향세를 걷고 있다. 강등 위기의 에버턴에 일격을 당하며 지난해 9월 이후 이어온 13경기(11승 2무) 무패 행진이 끊겼고, 브렌트포트전에서도 무승부에 그쳤다. 팬들은 “‘2월의 저주’가 돌아왔다”며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2월의 저주는 매년 2월만 되면 아스널이 부진한 데서 나온 말이다.
2위 맨시티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최근 토트넘을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 끝에 0대 1 패배를 안았고,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위반 혐의로 기소되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현지에선 “혐의가 확인될 경우 승점 삭감, 타이틀 박탈 등이 벌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의 부상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반면 맨유의 기세는 좋은 편이다. 맨유는 개막전 2연패를 하는 등 최악의 출발을 보였으나 13연승을 거두는 등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마커스 래시포드는 15경기에서 13골을 넣는 미친 경기력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맨유는 선두 아스널보다 2경기를 더 치르긴 했지만, 승점 5점 차까지 따라왔다. 해외에선 맨유가 더 순위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 선두 다툼을 이어가는 아스널과 맨시티가 만난다. 두 팀은 오는 16일 아스널의 홈구장인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갖는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