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택배사 4곳이 원가 부담 상승을 이유로 택배비를 인상하고 나섰다.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라 자영업자와 소비자 어깨는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올해 1월 1일부터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택배 요금을 평균 122원(평균 인상률 5.3%) 올렸다. 업계 2위인 한진도 지난달에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택배 요금을 평균 100원(평균 인상률 3%) 인상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다음 달부터 기업 간 택배 요금을 최대 17.85% 높이기로 했다. 로젠택배는 다음 달부터 택배비를 2%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택배 시장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요금을 올린 셈이다.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싼값에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 반값택배’도 들썩인다. GS25는 지난 1일부터 반값택배 운임을 중량별로 200~300원 오른 1800~2600원으로 조정했다. 반값택배는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차량의 빈자리를 활용한 서비스다. 일반 택배보다 배송시간은 1, 2일 더 걸리지만, 요금이 싼 덕분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GS25와 CU는 CJ대한통운 등을 이용하는 일반 택배요금도 올해 300원씩 인상했다.
택배업계는 유류비,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판매단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예고해왔다. 특히 경기 침체로 물동량 축소가 예측되면서 택배사들은 수익성 하락을 방어할 필요성이 커졌다. NH투자증권은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여행 등으로 소비 비중도 바뀌면서 물동량 증가율이 축소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택배요금 인상은 소상공인에게 직격탄이다. 택배요금 인상분이 제품 비용에 포함되면, 소비자가격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당장은 택배비 인상분을 중간(기업)에서 소화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체감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소비자가격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는 택배사들이 일률적으로 요금을 올리기보다는 현재 택배업계에서 도입을 검토하는 ‘거리비례요금제’ ‘시간제’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택배요금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