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도권과 소형 면적을 중심으로 3.3㎡당 분양가 2000만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크게 줄었다. 몇 년간 지속된 집값 상승세에다 고금리, 공사비 인상 등이 분양가에 반영되면서 ‘가성비’는 점차 떨어지고 있다.
14일 부동산R114 집계를 보면 지난해 일반분양으로 청약 접수를 받은 전국 아파트 15만5855가구 중 3.3㎡당 2000만원 이하로 공급된 집은 86.8%인 13만5283가구였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직전 5개년 평균 93.3%(75만6600가구 중 70만6043가구)와 비교해 6.5% 포인트 줄었다. 2000만원 이하 분양 가구 비중이 90%를 밑돌기는 처음이다.
집값 오름세가 상대적으로 가팔랐던 수도권은 이 비중이 같은 기간 85.9%에서 73.5%로 12.4% 포인트나 감소했다. 지방이 99.2%에서 93.7%로 5.5% 포인트 줄어든 것과 비교해 감소폭이 크다.
전용면적별로는 60㎡ 이하 소형 가구에서 2000만원 이하 공급 비중이 65.3%로 2017~2021년 평균 90.5% 대비 25.2% 포인트 줄었다. 소형 아파트의 면적 대비 분양가가 중대형 가구에 비해 많이 올랐다는 의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는 데다, 지난해 서울에서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을 포함한 소형 분양 물량이 많았던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가구는 3.3㎡당 2000만원 이하 비중이 95.1%에서 90.8%로 4.3% 포인트 줄었지만 90%대는 유지했다. 85㎡ 초과 가구는 86.2%에서 85.6%로 0.6% 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올해도 고금리 지속,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 규제지역 해제에 따른 고분양가 관리지역 자동해제 등으로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 연구원은 “대출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으로 청약시장의 가격 민감도가 커지고 있어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운 가성비 아파트로의 쏠림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