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14일 “지난해 택시요금 조정 타당성 검증 용역 결과에 따라 2㎞ 기본요금을 현행 3300원에서 3800원~43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4000원으로 인상하는 게 유력한 분위기다. 시는 조만간 택시정책심의위와 물가대책심의위를 거쳐 3월 중 택시요금 인상을 단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2019년 이후 동결된 택시 기본요금 탓에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며 최소한 4600원으로 기본요금을 인상해야 마땅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 등은 “기본요금이 4000원으로 찔끔 인상되면 택시업계는 집단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본요금 4600원 인상은 물론 야간할증 시간도 현행 오후 11시에서 10시로 1시간 앞당기고 할증률도 40%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떠안게 된 택시업계의 잇따른 부도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서울과 인천은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렸다”며 “4000원은 다른 도시와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지역 교통오지를 오가는 마을버스는 연료비 급등을 못이겨 줄줄이 멈춰서고 있다. 광주 5개 자치구 중 동구를 제외한 4곳에 등록된 전체 12개 중 현재정상 운행 중인 마을버스 노선은 6개에 불과하다.
연료비 폭등으로 고전 중인 마을버스 업체들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전쟁 이후 액화천연가스 가격이 150% 오른데다 만성적 승객 부족으로 더 운행은 어렵다”며 운행을 포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평지·봉정마을, 광주송정역을 오가는 720-1번을 비롯해 701번, 713번, 714번, 763번 마을버스가 운행을 잇따라 중단했다. 2022년 3월 운행을 시작해 1년도 되지 않은 799번 노선도 지난 11일부터 운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휴업 중이다.
마을버스가 멈추자 광산구와 북구 등은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는 마을버스 노선의 ‘교통 약자’들을 위해 택시 이용권 지급을 늘리고 합리적 노선 조정 등에 나섰으나 재정난을 획기적으로 덜어줄 해법이 없어 역부족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