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 경험은 한 시즌으로 족했다. 여자농구 ‘명가’ 우리은행이 3연승을 거두며 잔여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2021년 이후 2년 만이다.
우리은행은 1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BNK에 76대 52 완승을 했다. 박지현이 27득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폭발했고, 김정은(15득점) 김단비(14득점)가 든든하게 지원사격했다.
시즌 21승째를 수확한 우리은행은 2위 삼성생명과의 승차를 6경기로 벌리고 매직 넘버를 ‘0’으로 만들었다. 창단 이래 14번째이자 2020-2021시즌 이후 2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개막 전 우리은행은 리그 간판 박지수·강이슬이 버티는 KB와 1위 다툼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박지수가 공황장애로 시즌 초중반을 그대로 날리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초반부터 승수를 적립하기 시작한 우리은행은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까지 14연승을 달리며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이 같은 독주에 이적생 김단비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공수를 막론하고 대부분 지표에서 리그 수위권을 다투며 1·2·4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독식했다. 여기에 젊은 피 박지현은 팀의 기둥으로 한 단계 성장을 이뤄냈고, 박혜진 김정은 등 기존 주전들도 여전한 활약상을 보였다. 이대로라면 통합 우승 또한 우리은행에 돌아갈 공산이 크다.
한편 이날 작전 타임마다 집중력 부족을 질타하며 쓴소리를 연발했던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승리 인터뷰 도중 선수들에게 물세례를 받으며 ‘행복한 복수’를 당했다. 김단비와 박지현을 비롯한 선수들에게 차례로 우승의 공을 돌린 그는 “(시즌 남은 기간) 박혜진과 최이샘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