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의 ‘마홈스 시대·치프스 왕조’가 열렸다.
패트릭 마홈스가 이끄는 캔자스시티 치프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이글스와의 제57회 슈퍼볼에서 38대 35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캔자스시티는 1969시즌, 2019시즌 이후 3년 만에 통산 3번째 빈스 롬바르디(슈퍼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최근 4차례 슈퍼볼 중 3차례 결승에 올라 2번 정상에 등극하며 새로운 왕조를 열었다.
왕조 건설의 중심에 NFL 최고 쿼터백 마홈스가 있다. 올 시즌 17경기에 출전해 총 5250야드 패스, 41차례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는 등 활약으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마홈스는 슈퍼볼에서도 182야드 패스와 3개의 터치다운 패스로 승리를 이끌어 통산 두 번째 MVP에 올랐다. 마홈스는 2019시즌 팀을 50년 만에 정상에 올려 첫 슈퍼볼 MVP를 수상했다.
마홈스는 1999년 세인트루이스 램스 쿼터백 커트 워너 이후 한 시즌에 정규리그 MVP, 슈퍼볼 우승, 슈퍼볼 MVP를 석권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슈퍼볼에 진출한 MVP는 패한다’는 징크스도 깨졌다.
NFC(내셔널풋볼콘퍼런스) 우승팀과 AFC(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 우승팀의 챔피언결정전인 만큼 명승부가 펼쳐졌다. 1쿼터 7-7로 팽팽하던 승부는 2쿼터 24-14로 필라델피아로 기울었다.
하지만 캔자스시티는 하프타임 이후 대반격에 나섰다. 3쿼터 러닝백 아이재아 파체코의 터치다운과 보너스 킥으로 7점을 따라갔고, 필라델피아의 공세를 필드골 3점으로 막으며 21-27로 따라 붙었다.
4쿼터 마홈스가 필라델피아 수비진을 속이는 절묘한 패스로 카데리우스 토니의 터치다운을 이끌어 28-27 역전에 성공했고, 곧바로 스카이 무어의 터치다운까지 이끌며 35-27로 벌렸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역시 쿼터백 제일런 허츠가 직접 터치다운을 성공시키고, 보너스 터치다운 2점을 보태며 35-35 동점이 됐다.
결국 승부는 경기 종료 8초 전 갈렸다. 마홈스가 넓은 시야로 반칙을 유도했고, 해리슨 벗커가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38대 35로 승부가 났다.
이날 경기는 슈퍼볼 우승 7회, 슈퍼볼 MVP 5회 등 NFL 역사상 최고의 쿼터백 톰 브래디가 은퇴한 시점에서 차세대 넘버원 쿼터백을 가리는 경기로도 이목이 쏠렸다. 마홈스는 입단 3년 차 무서운 신예 쿼터백 허츠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자신이 왕위 계승자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허츠 역시 304야드 패스, 70야드 러싱, 터치다운 패스 1회, 러싱 터치다운 3회로 맹활약했다. 쿼터백의 70야드 러싱, 러싱 터치다운 3회는 슈퍼볼 최초 기록이다.
허츠가 이끈 필라델피아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 슈퍼볼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