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노트북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가성비’를 앞세운 ‘갤럭시 북3 프로’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절대강자인 LG전자 ‘그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이한 그램은 초경량 노트북 시장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애플 맥북과 더불어 카페에 당당하게 펼칠 수 있는 노트북으로 불리며 브랜드 이미지도 확고하게 다졌다. 국내 노트북 시장 전체로는 LG전자가 삼성전자에 밀리지만, 초경량 노트북 시장에서는 그램을 앞세워 35%의 점유율로 삼성전자, 애플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초경량 노트북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놓칠 수 없는 분야다. 13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두께 15㎜ 미만 초슬림 노트북은 전년 동기 대비 16.1%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노트북 시장이 경기침체 영향으로 6.1%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갤럭시 북3 프로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선전포고’를 했다. 언팩 행사의 숨은 주인공이 노트북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응은 뜨겁다. 북3 프로 시리즈는 최초로 3K(2880x1800) 해상도의 다이내믹 AMOLED 2X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다양한 기능도 더했다.
여기에 갤럭시 북3 울트라는 347만원, 북3 프로 360은 259만원, 북3 프로는 188만부터 가격을 책정하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더했다. 판매처별 할인 혜택까지 더하면 LG 그램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 관심이 집중된다. 북3 프로는 사전판매 시작과 함께 준비 물량이 대부분 완판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의 이름을 노트북과 합쳐 ‘노태북’으로 부르기까지 한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디자인을 입힌 ‘LG 그램 스타일’로 반격에 나선다. 이 제품은 그램 최초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16대10 화면비의 WQHD+(3200x2000) 해상도로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제품 외관에는 빛의 각도나 보는 방향에 따라 다채롭게 색이 변하는 오로라 화이트 색상과 코닝사의 고릴라 글라스 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키보드 아래 공간에는 사용자가 터치할 때만 LED 불빛으로 드러나는 히든 터치패드를 장착했다.
LG전자는 MZ세대를 겨냥해 인기 걸그룹 뉴진스와 손잡고 그램 스타일 한정판도 선보였다. 판매 6분만에 200대가 완판됐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