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대통령에 칼 겨눌 수도”… “金, 도대체 어떤 정신상태”

입력 2023-02-13 04:08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4인이 본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12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당원 간담회에 참석한 김기현 의원, 국회에서 정책 비전을 발표하는 안철수 의원. 연합뉴스·서영희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격돌하는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이번에는 ‘탄핵’ 표현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김 의원이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경기 중남부 보수정책 토론회’에서 한 발언이 발단이 됐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안 의원을 겨냥해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이 부딪힐 때 당이 깨진다”면서 “우리는 차마 입에 올리기도 쉽지 않은 탄핵이라는 사태까지 자초해서 겪었다”고 주장했다.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은 탄핵 논란을 통해 자신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는 당권후보인 반면, 안 의원은 잠재적으로 윤 대통령을 공격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당원들에게 전파하며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안 의원은 12일 올린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 의원 후원회장이었던 신평 변호사가 ‘안철수가 당대표 되면 윤 대통령이 탈당할 수 있다’고 협박하더니, 이번에는 김 의원이 윤 대통령 탄핵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도대체 두 사람은 어떤 정신상태길래 저런 망상을 하나”면서 “안철수가 그렇게 두렵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의원 측은 김 의원 주장에 대해 “전당대회를 뒤흔드는 망언”, “‘윤심팔이’가 안 되니 ‘탄핵팔이’” 등 표현을 써 가며 격하게 반발했다.

1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천하람 후보, 지난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국여성지방의원협의회 출범식에 참석한 황교안 후보(왼쪽부터). 연합뉴스

친이준석계인 천하람 후보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천 후보는 여의도 한 식당에서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여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탄핵이니, 탈당이니 하는 결코 등장해서는 안 되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거대 야당이 폭주하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며 “안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과 결이 같은 주장을 펴며 이 장관 해임을 요구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안 의원이) 대표가 되고 나면 이 장관 탄핵처럼 대통령에게 칼을 겨눌 수 있다는 걱정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김 의원은 또 “안 의원이 (지난 대선 기간이던) 2022년 2월 23일 울산 연설에서 ‘1년만 지나면 윤석열 찍은 내 손가락을 자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캠프 이종철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의 도 넘은 ‘막말 퍼레이드’와 거짓말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경남 사천·남해·하동·창원 당협을 돌며 부산·경남(PK) 당심잡기에 주력했다. 김 의원은 창원 의창구 당원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도 보수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국회에서 ‘정책 비전 발표회’를 열고 공천 개혁 방안 등을 발표했다. 안 의원은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시스템만 짜놓고, 공천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