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유보통합’

입력 2023-02-13 04:06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2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윤석열식 유보통합 전면 철회를 위한 전국교사결의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한형 기자

교육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는 ‘유보통합’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의 조직적 반발 움직임이 보이자 적극 해명에 나섰다. 추진 과정에서 유치원 교사의 신분이 불안해지거나 처우가 나빠지는 일은 없을 거란 내용이다. 하지만 유보통합의 최대 쟁점인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의 통합 방향이 제시되지 않아 정부가 구체적 방안을 내놓을 때까지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12일 “국민동의청원 등을 통해 제기된 오해와 걱정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힌다”며 ‘유보통합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란 자료를 배포했다. 최근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5만명이 동의한 ‘현실성 없는 유보통합 반대에 관한 청원’을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11일 제기된 이 청원은 26일 만에 5만명이 동의해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유치원 교사는 전문대 이상을 마쳐야 하고 특히 국공립 유치원 교사의 경우 임용시험까지 합격해야 하는 데 비해 어린이집 교사는 학점제를 통해 자격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두 기관을 합하면 ‘교사와 교육의 질이 저하된다’는 게 청원 요지다.

교육부는 청원에서 지적한 문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교육부는 “자격·양성체계 개편 취지는 교육·돌봄 질 제고를 위해 교사 질,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신분이나 처우가 저하되는 방향으로 논의하거나 추진하지 않을 것이고 (국공립 유치원의 경우) 교육공무원으로서의 신분은 변동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근무시간 등) 근로 여건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고 아이들의 교육, 돌봄에 집중할 수 있는 방안들도 함께 논의한다”고 했다. 정부는 교사 자격·양성 개편 시안을 올해 안에 발표하고 여론 수렴을 거쳐 내년에 확정할 계획이다.

전교조는 이날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윤석열식 유보통합 전면 철회를 위한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교조는 결의문에서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교사 자격 양성 개편안이 명확지 않아 유아교육의 정체성과 전문성이 흐려지게 될 수 있는 점에 대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