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측 “법률 준비 끝났다”… 檢 “답변해주면 이번 조사로 끝낼 것”

입력 2023-02-10 04:0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위례·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이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검찰 조사실에서 다시 격돌한다. 지난달 28일 1차 조사 이후 13일 만이다. 검찰은 성남시장으로서 위례·대장동 사업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를 민·관 유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하고, 2차 조사에서 실효성 있는 진술을 받아내려 한다. 반면 이 대표 측은 “법률적 준비는 모두 끝났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검사 엄희준·강백신)는 9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소환해 ‘428억원 약정 의혹’ 등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재검검했다. 수사팀은 이 대표 1차 조사 때의 150여쪽보다 더 늘어난 20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대표의 직접 소명이 필요한 대목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천화동인 1호에 배당된 대장동 수익 중 428억원이 ‘이 대표 측’ 몫으로 논의된 정황을 이 대표 본인이 인지 및 승인했는지 따져 묻는다는 방침이다. 최측근인 정진상(구속 기소) 전 민주당 당대표비서실 정무조정실장이 2021년 2월 경기도청으로 김씨를 불러 20억원을 요구했다는 의혹과 김용(구속 기소)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8억4700만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도 주요 조사 대상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장동 일당과 이 대표 최측근의 비리 혐의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해 기소된 상태”라며 “이들의 상선(윗선)이자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가 서면 진술로 갈음하기보다 구체적 진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가 답변을 가급적 해주면 이번 조사로 마무리를 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과 이 대표 측은 조사 하루 전까지도 출석 시간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은 이날도 “오전 9시30분 출석을 요청한다”고 했지만, 이 대표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오전 11시 출석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당내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회 발족식 참석 외엔 별다른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검찰 출석 시 발표할 입장문 작성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1차 출석 때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기에 이번엔 따로 준비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혼자 다녀오게 도와주십시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올리며 ‘나 홀로 출석’ 의지도 강조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 대표가 혼자 나가는 것이 불쌍하고 (검찰에) 탄압받는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양민철 이동환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