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병역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은혜)는 9일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소속 조재성 선수와 영화배우 송덕호(30)씨 등 42명을 병역법 위반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범행을 도운 가족과 지인 5명 역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를 비롯한 42명은 브로커 구모(47·구속 기소)씨로부터 ‘맞춤형 시나리오’를 전달받고 뇌전증 행세를 해 발급받은 허위 진단서로 병역을 면제받거나 등급을 낮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뇌전증 환자로 보일 수 있도록 예행연습을 하는 것은 물론, 119에 허위신고 해 구급차를 부르는 등의 수법을 썼다. 길게는 구씨와 2년에 걸쳐 허위 의료기록을 만든 경우도 있었다.
구씨는 이 대가로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6000여만원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벌어들인 돈은 6억3425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6일 또 다른 브로커 김모(38·구속 기소)씨와 병역 면탈자 등 22명을 기소한 바 있다. 병역법 제86조에 따르면 병역을 기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확정되면 병역 판정을 다시 받고 입대해야 한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