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질문 통해 이해된 신앙의 본질 경쾌하게 풀어내

입력 2023-02-10 03:04

영어 원제는 ‘Faith Unraveled’이다. 엉킨 것이 풀리며 스르륵 이해된 믿음을 의미한다. 기독 여성 저자 발굴에 힘쓰고 있는 출판사 바람이불어오는곳에서 ‘헤아려 본 믿음’으로 한글 제목을 정했다. CS 루이스의 ‘헤아려 본 슬픔’(홍성사) 이후 ‘헤아려 본 기쁨’(두란노) ‘헤아려 본 기독교’(도움북스) 등 ‘헤아려 본’은 ‘의심과 질문을 통해 신앙의 새로운 경지에 이르게 된 이야기’를 대표하는 표현이 됐다.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를 이끌던 기독 여성 작가 레이첼 헬드 에반스(사진)가 스물일곱에 쓴 데뷔작이다. 에반스는 미국 공립학교 진화론 교육 논쟁을 일으킨 ‘스콥스 원숭이 재판’의 진원지인 테네시주 데이턴 출신이다. 어린 시절 이웃집 몰몬교도들에게 교리를 논박하는 글을 적어 비행기로 날려 회심하게 도우려고 하는 등 근본주의 신앙에 머물렀었다고 소개한다. 정직한 이야기꾼으로서 에반스는 자신이 어떻게 근본주의에서 탈피해 신앙의 본질을 재발견하게 되는지 경쾌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기독교의 가장 좋은 특징임을 발견하게 된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