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형 자막·편집 없이 다큐처럼”… ‘완벽한 몸’ 해석 담았다

입력 2023-02-08 04:03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에서 참가자들이 천장 구조물에 매달리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2021년 10월, 유기환 넷플릭스 콘텐츠팀 매니저는 일면식도 없는 한 PD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거대한 스케일로 최고의 몸을 가리는 예능을 만들고 싶다는 기획안이었다. 다른 예능에서 보지 못한 내용이었다.

MBC 시사교양국 소속 장호기 PD가 제안한 서바이벌 예능 ‘피지컬: 100’의 제작·기획은 이렇게 첫 삽을 떴다. MBC가 제작하고 넷플릭스가 투자했다. 지난달 24일 공개 후 이달 1일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톱 4위에 올랐다. 6일 기준으로도 9위였다. 33개국에서 톱 10위 안에 들었다. 해외 팬들로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기획해 달라’는 해외판 요청이 쇄도했다.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을 연출한 장호기 PD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이 프로그램은 ‘가장 완벽한 피지컬이 무엇일까’라는 장 PD의 의문에서 시작했다. 100명을 모아서 완벽한 몸을 가려보기로 했다. 국가대표 선수들부터 보디빌더 운동 유튜버 소방관 전직 특수부대원까지 다양한 이들이 참가했다. 장 PD는 7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연출을 하면서 나도 몸에 대한 편견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여성이면 이렇겠지. 레슬링 선수는 이럴 거야’하고 예상했지만 빗나갈 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피지컬이 우월하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미션에 임했다. 장 PD는 “‘세상에 나 같은 몸도 있다’는 것, 마르고 작지만 유연하다거나 크고 뚱뚱하더라도 날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열정이 (참가자들에게서) 느껴졌다”며 “비록 하나의 가장 완벽한 피지컬을 찾아가는 과정이지만 이 세상에는 여러 의미의 강력한 피지컬이 있고, 완벽하다는 개념도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피지컬: 100’은 예능이지만 연출자인 장 PD는 오랫동안 시사교양 콘텐츠를 연출해왔다. 그는 예능과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적절히 섞었다. 그는 “예능형 자막이나 연출자의 의도를 담은 편집은 최대한 배제하면서 현장의 리얼함을 담백하게 담고자 했다”며 “‘피지컬: 100’은 대본 없이 매일 매일 출연자들이 써내려간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