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이 이끌던 한국 경제가 위기를 맞았다.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이 꺾인 데다 내수 회복도 더디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달 ‘경기 둔화 가시화’에서 ‘경기 둔화 심화’로 한층 어두워진 전망을 내놨다.
KDI는 7일 발간한 ‘2월 경제 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되고 내수 회복세도 약해지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경기 위축으로 대중국 수출이 대폭 감소한 데다 대미국 수출도 감소세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공공요금 인상에 기인한 물가 상승세로 내수 회복세도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했다. 반도체(-44.5%), 철강(-25.9%), 석유화학(-25.0%) 등 품목 대부분에서 부진이 심화했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던 대미 수출도 6.1% 줄어들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 경기 부진이 심화하면서 대중 수출은 31.4% 감소했다.
고물가에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소매판매는 2.5% 감소했다. 특히 내구재(-5.1%), 가전제품(-17.6%) 등이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감소 폭이 커졌다. 제조업과 건설업 둔화 영향으로 고용 증가세도 약화됐다. 건설업 취업자는 1만2000명 감소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