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 가뭄이 계속되면서 섬진강댐의 수위가 6월 초에 ‘물 공급 한계선’인 저수위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낙동강 권역과 영산강·섬진강 권역에 내린 비는 예년과 비교해 각각 70%, 68% 수준이었다. 앞으로도 비가 충분히 오지 않아 실제 저수위에 진입할 경우 다목적댐 중 최초 사례가 된다.
환경부는 6일 전국 다목적댐 20곳과 용수댐 14곳 중 8곳을 가뭄 대응 단계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댐 가뭄 대응 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나뉜다. 현재 영산강·섬진강 권역의 다목적댐 2곳(주암, 섬진강)과 용수댐 2곳(수어, 평림)은 ‘심각’ 단계다. 올해 1월 31일 기준으로 주암·수어댐은 219일째, 평림댐은 227일째, 섬진강댐은 82일째 가뭄 대응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주의’ 단계인 낙동강 권역의 합천댐과 ‘관심’ 단계인 안동·임하·영천댐은 6월쯤 ‘경계’로 가뭄 대응 단계가 올라갈 전망이다. 낙동강 운문·밀양댐, 금강 보령·대청·용담댐도 상반기 중 가뭄 관리 댐에 포함될 것으로 환경부는 내다봤다.
지난해 전국 다목적댐 유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1141㎜로 평년의 91% 수준이었다. 비가 많이 내려 평년의 118%를 기록한 한강 유역과 달리 금강(평년 80%) 낙동강(70%) 영산·섬진강(68%)은 기록적인 가뭄에 시달렸다.
댐 저수량이 극도로 낮아지면 이물질 등으로 인해 정상적 용수 공급이 어려워진다. 저수위 기준은 댐마다 다른데, 섬진강댐의 경우 저수용량이 총량(4억6600만t)의 1.4%(670만t) 수준까지 떨어지면 저수위로 본다. 환경부 관계자는 “섬진강댐의 80% 이상은 농업용수로 쓰여 4월 말부터 사용량이 늘어난다”며 “최대한 수원을 대체해 저수위 도달을 예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남부의 가뭄 심각성을 강조하며 “보성강댐의 발전용수를 주암댐으로 보내고 해수담수화 선박으로 도서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등 할 수 있는 대책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나 내년에 어느 지역으로 (가뭄이) 확대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전국적으로 물 공급망을 촘촘히 점검하겠다”고 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