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석열정부의 책임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의 대응이 무능하고 부실했으며, 책임자 처벌에 소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의 시간표대로 이 장관 탄핵안이 8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가결될 경우 장관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헌정사상 최초 사례가 된다. 정국은 암흑 상황에 더욱 깊게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헌법재판소에서 이 장관 탄핵안이 기각돼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민주당은 이날 제출한 탄핵안에서 이 장관의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 미이행(재난예방·대응과 관련한 법률 위반), 참사 이후 부적절한 발언(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을 탄핵 사유로 명시했다.
민주당 이태원 참사 수습단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은 탄핵안 제출 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행안부 장관이 참사를 예방하지 못했고, 대응도 부실했다”며 “책임 회피 발언으로 유족들에게 상처도 줬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탄핵안 발의 배경에 대해 “국민 여론이 이 장관 탄핵을 원하고 있다”면서 “윤석열정부의 약한 고리를 공격하는 성격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표 측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 장관 문제 하나도 정리하지 못하고,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느냐’는 지지층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이 장관 탄핵에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은 “이 장관은 참사 관련 정치적 책임이 큰 것이지, 법적으로 책임을 묻기에는 모호하다”면서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될 경우 이 장관과 윤석열정부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국회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의원이라는 점도 민주당 입장에선 걸림돌이다. 헌재 심판 과정에서 법사위원장이 소추위원 자격으로 탄핵 대상을 신문하게 되는데, 김 의원이 나설 경우 심판 절차가 제대로 진행될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에 대해 박주민 의원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당시 헌재 판단을 근거로 들면서 이 장관의 탄핵안이 인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헌재는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안을 기각하면서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공직자의 경우 파면으로 인한 효과가 일반적으로 적어 경미한 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파면이 정당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장관은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책임으로 언제든지 물러날 수 있고, 차관이라는 대체자가 있어 탄핵의 후폭풍도 적기 때문에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할 충분한 사유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관련 수사 등으로 안 그래도 얼어붙었던 정국은 더욱 냉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법 개편,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여야 쟁점 사항은 물론, 각종 민생법안 처리에 차질이 우려된다.
안규영 이동환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