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포드 배터리 합작사… 장비 90% 이상 국산으로 채웠다

입력 2023-02-07 04:06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들어서는 ‘블루오벌SK(BOSK) 배터리 파크’ 공사현장의 모습. SK온 제공

“공장에 들어갈 장비 90% 이상을 한국산으로 할 계획이다.” 지난달 8일 SK온과 포드의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SK(BOSK)’가 미국 켄터키주에 건설 중인 ‘BOSK 켄터키’를 방문했을 때 현장 관계자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한 달 뒤 그 약속은 지켜졌다. 블루오벌SK가 미국에 짓는 공장 3곳 중 2곳에 들어가는 장비의 90% 이상이 한국 업체의 장비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한 곳은 아직 발주 전으로 알려졌다.

6일 배터리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최근 블루오벌SK는 BOSK 켄터키 1공장과 테네시 공장의 장비업체 선정을 대부분 끝냈다. 블루오벌SK는 미국 켄터키주에 각각 43기가와트시(GWh) 규모 공장 2개, 테네시주에 43GWh 규모 공장 1개를 짓고 있다. 아직 발주 전인 켄터키 2공장을 제외하고 대다수 장비 발주는 지난달 말에 완료됐다. 일부 남은 발주도 이달 안에 마무리 예정이다.

최근까지 확인된 블루오벌SK 장비 발주는 9200억원 정도다. 이 가운데 7400억원가량이 한국산 장비로 추산된다. 여기엔 ‘톱텍’ ‘피엔티’ ‘윤성에프앤씨’ ‘자비스’ ‘이노메트’ 등의 한국 장비업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이 계약공시에서 발주업체를 밝히지 않지만, 공시 시점이나 거래 규모 등을 고려하면 블루오벌SK와의 계약으로 보인다. SK온은 블루오벌SK 장비 발주로 한국 업체들이 고용 창출을 비롯해 2조원 가량의 경제적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한다.

SK온은 그동안 국내외 배터리 공장에서 사용하는 설비의 국산화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SK온의 미국 자체 공장인 조지아 공장의 경우 2021년 기준으로 한국산 장비 비중이 96%에 이른다. 블루오벌SK 역시 밝혀지지 않은 공사 등을 포함하면 95%가량이 한국산이라고 업계는 추정한다. SK온 관계자는 “조지아 뿐 아니라 유럽 공장도 설비 96%가 국산이다. 전극설비, 화성, 조립, 모듈 등 공정별 대부분 설비가 한국에서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충방전기와 같은 활성화 장비 제조업체인 중국 ‘항커커지’는 블루오벌SK 발주에 선정된 유일한 해외 업체로 알려진다. 거래 규모는 1억4600만 달러(1800억원)다.

황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