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동국대 임현식 교수 연구팀이 극저온 실리콘 금속에서 ‘스핀구름’(콘도구름)의 응축현상을 통해 새로운 양자 물질을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스핀구름이란 금속이나 반도체 내에 자성을 가리기 위해 형성된 자유 전자들을 말한다. 전기 저항이 없어 자기부상열차나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에 활용될 수 있는 고온 초전도체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연구팀은 양자컴퓨터를 연구하던 중 우연히 실리콘 금속에서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특이한 신호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를 새로운 양자역학적 물질로 추정하고 2015년부터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실리콘 금속에서 관측된 것은 고체·액체·기체·플라즈마에 이은 ‘제5 물질 상태’로 불리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특성을 갖는 새로운 물질임을 확인했다. 실리콘 금속을 이용, 극저온 상태에서 스핀구름을 응축하면 새로운 양자물질이 존재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란 기체 상태의 원자를 절대 온도(영하 273도)에 가깝게 만들면 여러 원자가 마치 하나의 원자처럼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에는 김은규·신상진 한양대 교수와 정연욱 성균관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임 교수팀의 연구는 물리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 피직스’ 2월호(사진)에 게재됐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또 다른 양자 응축상태를 생성하고 제어할 수 있으면 양자 소자 기술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온 초전도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나아가 새로운 차세대 양자 컴퓨터에도 응용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