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나이반도 시내산 입구에 한국인 성지순례객을 위한 숙소(사진)가 조성됐다. 숙소는 시내산 등정을 위한 초입인 성 캐서린수도원까지 도보로 15분 거리다. 그동안 한국 성지순례객은 시내산에 오르기 위해 주변 호텔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호텔은 대부분 자동차로 이동해야 할 정도로 거리가 떨어져 있다.
5일(현지시간) 시내산 입구에 위치한 폭스 캠프(Fox Camp) 대표 파라지 마하무드(54)씨는 “과거 많은 한국인 성지순례객이 시내산을 찾았고 그때마다 한국인을 만나 친분을 쌓았다”며 “한국인이 시내산과 더 가까운 곳에 머물며 등정할 수 있도록 지난해 말 숙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숙소는 2인 1실 규모로 총 15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산장 형태로 방마다 화장실과 샤워실을 완비했다. 지난 1일 이집트 시내산 성지순례에 나선 한국인 여행객 30여명이 투숙했으며 한국성서지리연구원(홍순화 목사) 측도 이용했다. 숙소 측은 한국인 투숙객을 위해 양고기와 베두인식 식사 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숙박비는 1인당 25달러다.
마하무드씨는 시내산 입구에 거주하며 폭스 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현지 베두인이다. 9년 전 이집트 타바 국경 테러 사건 이전까지 수많은 한국인에게 시내산 등정용 낙타를 대여하고 베두인 가이드를 소개하는 등 한국인 여행객과 친밀하게 지내왔다. 그는 “그동안 한국인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어떤 식으로든 보탬이 되고 싶어 숙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홍순화 목사는 “숙소는 시내산 등정을 위해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며 “성지순례 여행객이나 목회자 등이 일정 기간 머물며 재충전을 해도 좋을 만큼 주변 환경이 좋다”고 말했다.
시나이반도(이집트)=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