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물류 사업 진출 막바지… 메쉬코리아 인수 덜컹덜컹

입력 2023-02-06 04:04
메쉬코리아가 운영하는 '부릉'의 배송기사들. 메쉬코리아 제공

hy(옛 한국야쿠르트)가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인수를 사실상 확정했다. 법원이 hy의 메시코리아 자금 지원을 승인하면서다. 다만 매각을 반대하는 메쉬코리아 창업자 유정범 의장이 법적 대응으로 나서면서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김형설 메쉬코리아 신임 대표가 신청한 hy의 회생채권 변제 계획안(DIP Debtor In Possession)을 지난달 말에 승인했다. hy는 법원 승인을 받고 메쉬코리아에 600억원을 지원했다. 메쉬코리아는 OK캐피탈로부터 대출받은 360억원을 갚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돈은 기타채무 변제, 운영비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메쉬코리아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배달시장이 급성장하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인 스타트업) 눈앞까지 갔었다. 하지만 무리한 투자 확대로 지난해 상반기부터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렸다. 지난해 10월 결국 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서울회생법원의 DIP 긴급자금 지원 승인은 메쉬코리아에서 제출한 자율구조조정지원프로그램(ARS)에 포함된 것이다. 법원에 제출한 ARS에는 hy가 800억원에 메쉬코리아 지분 약 67%를 인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메쉬코리아는 오는 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DIP 600억원을 포함해 총 800억원으로 hy에서 지분 67%를 취득하는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김 대표와 함께 메쉬코리아를 공동 창업한 유 의장이 거세게 반발한다. 유 의장은 가처분 신청 카드를 꺼냈다. 유 의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긴급이사회에서 선임된 신임 경영진이 적법하지 않은 절차로 결정됐으므로 효력이 없다”면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최근 법원에 신청했다. 그는 입장문을 내고 “창업주로서 회사를 정상적으로 회생시키고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적법하지 못한 절차를 통한 적대적 인수의 부당함과 위법사실을 끝까지 밝히겠다”고 주장했다. 메쉬코리아는 즉각 반박했다. 메쉬코리아 측은 “이사회는 현장 공증인이 입회해 적법한 절차로 진행됐다. 대출 상환, 대표이사 변경 등기까지 완료된 상태”라고 했다.

메쉬코리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면, hy는 자사몰 ‘프레딧’의 배송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1170억원을 투자한 충남 논산 물류센터를 완공하는 오는 6월 이후에 유통과 물류의 시너지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hy가 프레시 매니저(옛 야쿠르트 아줌마)를 포함해 부릉까지 확보하면서 배송사업으로 외연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