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I 시장 침체에도… 삼성전자 나홀로 성장세

입력 2023-02-03 04:04
국민일보DB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한파’가 이어지지만,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이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글로벌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전체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10위권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액 성장세를 보였다. DDI는 디지털 신호를 빛 에너지로 변환해 화면을 출력하도록 하는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다.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스마트TV, 노트북, 태블릿 등에 사용된다.

2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DDI 전체 시장의 규모(매출)는 25억 달러로 전년 동기(35억8100만 달러)보다 30.2%나 감소했다.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모바일, TV 등 세트 업체들의 주문이 급감한 탓이다.

시장은 쪼그라들었지만, 삼성전자는 약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 8억8500만 달러의 DDI 매출을 올렸다. 2021년 3분기 매출(8억8000만 달러) 대비 0.6% 늘었다. 10위권 기업 중 유일하게 매출이 증가했다. DDI 업계 2위인 대만의 노바텍은 지난해 3분기 4억2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9억2500만 달러)과 비교해 반 토막(-56.5%)이 났다. 3위 LX세미콘은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15.5% 줄었고, 4위 대만의 하이맥스 역시 50.5% 감소하며 침체기를 겪었다.

삼성전자는 DDI 시장에서 ‘초격차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점유율은 35.4%로 2위 노바텍(16.1%)과 3위 LX세미콘(12.9%)을 합친 숫자보다 크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DDI 제품과 기술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는 모바일에 최적화한 DDI를 개발해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DI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DDI 시장은 올해 중국의 ‘리오프닝’을 계기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시장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매출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예상 출하량을 전년(12억4000만대) 대비 2% 증가한 12억6200만대로 추산한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