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고부가 美 전기 상용차 시장 뚫었다

입력 2023-02-03 04:06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상용차 시장도 뚫었다. 고도 성장을 예고하는 전기 상용차 분야에서 대규모의 배터리 모듈 공급계약을 맺으며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기 상용차 시장은 승용차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하지만 차량 한 대의 배터리 탑재량이 많다. 장기 공급계약이 가능해 배터리 업계에서는 ‘고부가 전략 시장’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및 배터리 팩을 제조·판매하는 ‘FEPS’와 전기차 배터리 모듈 장기 공급계약(사진)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FEPS는 독일 프로이덴베르크 그룹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 2018년 북미 파우치 셀 개발 및 BMS·팩 제조 판매기업 ‘Xalt’를 인수해 출범했다.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서 팩, 모듈 조립을 위한 기가 팩토리를 운영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부터 FEPS에 19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모듈을 공급한다. 고성능 상용차 약 5만대 이상(고성능 전기차 27만대)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조립 단위에 따라 셀, 모듈, 팩으로 나뉜다. 다수의 배터리 셀을 외부충격, 열, 진동 등으로 보호하기 위한 프레임에 넣은 게 모듈이다. 모듈들을 묶어 각종 제어·보호 시스템을 장착하면 팩이 된다. FEPS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팩으로 조립한 뒤 대형버스, 전기트럭 등을 만드는 상용차 업체에 판매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 상용차는 기존 전기차보다 긴 운행거리 및 사용 연한이 보증돼야 한다. 때문에 기술장벽이 매우 높다. 그런 이유로 기존 전기차 모듈 가격보다 50% 이상 비싸다. 고부가 시장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치열한 공략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사장)은 “FEPS와 파트너십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전기 상용차 시장 선점의 신호탄”이라며 “차별화된 역량으로 최고의 고객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