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하게 과감하게… 평신도 고전학자의 성서 읽기

입력 2023-02-03 03:06

책의 최대 장점은 정제된 발칙함이다. 조선시대 말기 대중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연세대 학부대학에서 고전문학을 강의한다.

평신도 고전학자로서 성서 읽기와 관련된 질문을 삐딱하면서도 과감하게 던진다. 똑똑똑 노크를 잊지 않고, 섬김과 배려가 몸에 밴 목회자들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읽을 가치가 있다.

교회학교 교사를 하면서 저자는 솔직히 아이들이 ‘정말 교회에 왜 올까’ 질문이 떠올랐다고 했다. 부모 손에 이끌려 다니던 관성으로 교회에 와서 예배 시간에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게임을 하는 아이들, 이를 두고 “저러면서 크는 거지요. 언젠간 다 돌아와요”라며 감정을 억누른 채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는 교사들. 이러면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오늘날 교회에 없는 것부터 챙겨보자고 말한다. 스마트폰에 밀릴 정도로 재미없는 예배라면 예수님이 없는 것은 아닌지 되물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전문학 ‘혹부리 영감’처럼 한 번 속고 두 번 속고 또 속을 순 없다고 덧붙인다. 혹 떼려다가 혹 붙이는 심판의 날이 곧 오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가 예수님 중심으로 되돌아가 본래의 매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