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력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1일 나란히 ‘보수 텃밭’ 대구를 찾았다. 3·8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2~3일)을 하루 앞두고 TK(대구·경북) 당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은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구 출정식’을 열고 “보수 정통의 자존심과 긍지를 살려야 한다”며 “보수 정통의 적통, 뿌리를 되살릴 수 있는 사람 김기현에게 표를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힘을 팍팍 받아서 일할 수 있도록 이번 당대표는 자기 정치·자기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라, 대권 욕심 차리느라 미래 권력이 돼서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손발 척척 맞춰 일할 수 있는 일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TK의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겨냥해 자신의 정통성을 강조한 것이다.
김 의원은 최근 안 의원 지지율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어서 커다란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평가절하했다. 다만 “유의해야 할 지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자신이 페이스북에 올린 ‘김연경·남진 인증샷’이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표현 과정에서 다소 오해받을 소지가 있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대구 북구을·서구 당협 당원 간담회와 박정희정신계승사업회 대표단 간담회 등에 참석했다. 특히 ‘박정희 정신’을 강조하며 TK 당심에 호소했다. 안 의원은 박정희정신계승사업회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일으킨 건 과학기술 입국을 통한 것”이라며 “제2의 과학기술 입국이 필요한 때다. 다시 박정희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을 향해 견제구도 날렸다. 안 의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께서 방조하다가 갑자기 하루 만에 취소한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 그 내용이 과연 맞는 내용인지, 윤심이라든지 많은 게 사실과 다를 수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저는 축구로 치면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관계”라며 “제가 당대표가 돼서 당과 용산의 관계에 있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는 것을 이미 작년에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양자 대결에서 김 의원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고 있다는 최근 여론조사에 대해선 “객관적인 지표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달리 현역 의원들의 지지가 없다는 지적에는 “스무 분이 넘는다”고 반박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