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접할 수 없는 수많은 ‘미전도 종족’을 겨냥한 신선한 선교 전략이 제시됐다.
31일 미국 선교단체인 조이선교회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총 30억명의 미전도 종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 대한 선교는 쉽지 않다. 복음을 접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갖춰지지 않다 보니 아예 복음에 문외한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40만 선교사 중 극소수 선교사만이 미전도 종족 선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신선한 전략을 통해 성공적으로 선교하는 사례가 있다. 서울 중구 정동교회 장로이자 한국포장학회장이었던 박형우(69) 박사가 그 주인공이다. 그의 선교 비결은 ‘포장 기술’이다. 미전도 종족이 많은 개도국의 포장 산업 수요를 충족하고, 해당 산업 부문에 현지인을 취업시켜 생활고까지 해결해주면서 선교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박 박사는 “개도국의 경우 농축업 국가가 많은데 도로교통 및 운송시스템이 안 좋아 신선한 농축산물을 대도시까지 제대로 운송할 수 없다. 어렵게 대도시로 가서 물건을 내려놓아도 이미 변질돼 있고 운송 경비만 낭비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적절한 포장이다. 이 점에 주목해 현지 당국 승인을 얻은 후 신선도 유지용 스마트 필름을 제작, 보급했다”며 “양호한 신선도 효과를 경험한 공동체에 용이하게 접근했고 포장 생산 부문 등에 생계가 어려운 현지인도 취업시켜 선교의 토대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땅이 넓고 지형은 척박해 농수산물을 자카르타나 수라바야로 운송, 판매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박 박사는 현지인 나발로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선도유지 포장기술을 전파했다. 반응은 매우 좋았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박 박사는 선교에도 나서 지난해에만 70여명의 현지인이 신앙을 가질 수 있게 했다.
베트남에서 선교의 문이 열린 사례도 빼놓을 수 없다. 베트남 국가연구기관에서 한국의 포장 기술이 기반이 된 연구 결과를 발표하자 해당 기술에 대한 농민들의 관심이 증폭됐다. 박 박사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현지 선교사들과 함께 농촌선교에 적극 나섰다. 일부 농민은 포장 관련 부문에 취업시키면서 선교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에 따라 선교사 1명당 복음 전파에 성공한 대상이 기존 2~3명에서 현재 1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앞으로 박 박사는 선교 대상 국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포장기술을 필요로 하는 국가는 너무나 많다”며 “받은 달란트를 선교와 연결해 하나님 나라 확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