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배임 등 혐의로 구속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북측 인사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통화한 적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국내 송환 당시 ‘이 전 대표를 모르고 연락한 적 없다’고 주장했는데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최근 김 전 회장으로부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구체적 대화 내용 등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통화 시기를 2019년 1월로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과 11월 두 차례 중국의 한 식당에서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송명철 부실장에게 500만 달러(약 60억원)를 전달한 혐의가 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명목으로 북측에 300만 달러를 추가로 건넸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대북송금 경위와 이 전 대표와의 연관성 등을 조사 중이다. 이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김 전 회장을 본 적 없다”면서도 “누군가가 술 먹다가 (전화를) 바꿔줬단 얘기가 있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했었다.
검찰은 이날 김 전 회장의 해외 도피를 도운 혐의 등으로 쌍방울 관계자 등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임원 A씨 등은 지난해 7월 태국에 도피해 있던 김 전 회장의 생일파티를 현지 가라오케에서 연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임직원 등 6명이 한국에서 생선, 전복 등을 담은 스티로폼 박스 12개를 들고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