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점포 영업시간이 30일부터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오전 9시~오후 4시로 복원됐다. 이 과정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원 사이에서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금융권에 따르면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최근 이 원장을 비판하는 행원 게시물이 줄을 이었다. 지난 26일 “점포 영업시간 정상화는 상식적이다. (정상화에 반대하는) 불법 행위에는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한 이 원장의 공개 발언을 성토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한 시중은행원은 “금융사 건전성을 감독하는 금감원장이 민간 기업 근무 시간에까지 ‘감 놔라, 배 놔라’하는 것이 맞느냐는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소비자는 영업시간이 이제야 정상화했다며 환영했지만 행원 불만은 컸다. 다른 행원은 “진짜 업무는 점포 셔터를 내린 뒤부터 시작된다. 각종 마감 업무에 하루가 멀다 하고 돌아오는 대출 만기 연장 등 산더미처럼 일이 많다”고 말했다. 또 “본점에서 점포 수십 곳을 통폐합하고 매년 행원을 수백명씩 내보내면서 1명당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최근 몇 년 새 곱절로 늘었다”며 “그나마 영업시간 단축 기간에는 오후 7~8시쯤 퇴근했는데 앞으로는 더 늦어질 것 같다”고 했다. 이런 불만을 감안해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30분 일찍 출근하는 데 따른 시간 외 수당을 챙겨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영업시간 정상화와 관련해 사측을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노조는 “사측이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를 꾸려 논의키로 한 사안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