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두 아들을 흉기로 살해하고는 “난 인격이 3개”라고 주장한 40대 가장의 거짓말이 검찰 심리분석 수사로 밝혀졌다.
대검찰청은 ‘광명 세 모자 살인 사건’을 비롯해 지난해 4분기 과학수사 우수사례 5건을 30일 선정했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광명에서 두 아들과 아내를 살해한 A씨는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기억상실증과 다중인격장애를 주장했다. 이에 안산지청 김재혁 부장검사와 정재훈 검사는 대검 통합심리분석(임상심리평가·심리생리검사·행동분석)을 통해 A씨가 정신·심리적 특성이 보이지 않음을 확인했다. 피해자들에 대한 반감과 분노감 증폭이 범행 동기였다는 사실도 파악한 두 검사는 A씨를 구속 기소했다.
대전지검 권성희 부장검사와 김혜주·정경영 검사는 9세 아동을 상대로 한 강제추행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2심에서 징역 2년형을 받아냈다. 1심 당시 DNA 감정에서 가해자의 체액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수사팀은 대검 DNA 정밀감정으로 피해자 옷에서 체액 반응을 찾고 이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서를 제출해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
3년 넘게 수사가 지연된 가상화폐거래소 데이터베이스(DB) 조작 사건의 혐의를 입증한 서울서부지검 이병주 부장검사와 오광일 검사도 우수사례에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대검 사이버수사과의 지원을 받아 피의자들의 전자지갑 전송내역 188건의 자금 흐름을 분석해냈다.
노트북과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분석으로 ‘반도체 첨단기술 국외 유출 사건’을 해결한 서울중앙지검(이성범 부장검사·김대철 민은식 검사), 모바일포렌식과 계좌추적을 통해 54억원 허위세금계산서 발급사건의 전모를 밝힌 평택지청(김윤정 부장검사·심기호 검사)도 우수사례에 포함됐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