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의 압박이 강해지면서 연초 ‘대충돌’ 정국이 불가피해졌다. 검찰이 조만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과 장외 투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가 또다시 거칠게 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를 소환조사한 검찰은 피의자 조사 결과를 분석하며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검사 엄희준·강백신)는 28일 조사를 마친 뒤 이 대표 측에 2차 조사를 위한 복수의 날짜를 제시했다. 출석 전부터 1회 조사만 응하겠다고 밝혔던 이 대표 측이 추가 소환에 불응할 경우 검찰이 짧은 시일 내 신병 확보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맡고 있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대장동·위례 사건을 하나로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수사팀은 대검찰청과 논의해 구속 수사 시도 여부 및 시점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우선 이 대표 측에 추가 소환 필요성을 재차 전달하고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약 11년간 진행된 대장동·위례 개발사업 전반을 면밀히 확인하고, 측근들의 뇌물 수수 혐의와 관련한 이 대표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라도 추가 진술 청취가 불가피하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상수로 놓은 민주당은 이 장관 탄핵안 발의와 ‘김건희 특검법’ 추진, 장외 투쟁 등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탄압에 맞서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29일 “이 장관 탄핵은 이미 추진하기로 했던 것이고 국민 여론도 충분히 성숙했기 때문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도 “이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결단할 일만 남았다”면서 “만약 결단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당의 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윤석열검사독재정권 정치탄압대책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거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면서 “앞으로 서울에서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해 윤석열 정권의 민생파탄·국정무능에 대한 보고와 함께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고, 원내에선 이 장관 탄핵에 대한 입장을 조만간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를 ‘이재명 방탄’을 위한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총력 저지에 나설 방침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김 여사 건(특검)과 이 장관 건(탄핵안)은 모두 민주당이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기 위해 하는 정치공세”라며 “민주당은 자중하고 이성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취재진이 “이 대표가 전날 검찰에 출석하며 ‘검사독재정권’이라고 언급했는데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최승욱 양민철 문동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