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로 전개되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의 지지층이 어느 쪽을 향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기현·안철수 두 의원은 나 전 의원에게 협력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다만, 당사자인 나 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선을 그었다.
나 전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25일 불출마 선언 이후 나흘 만의 공개 행보다.
나 전 의원은 오찬 직후 당권주자들의 ‘러브콜’과 관련해 “많은 분이 연락 오는 중”이라면서도 “제가 (불출마 선언 때) 말씀드린 것처럼, 전당대회에서 특별한 역할을 할 일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번 오찬간담회와 관련해서도 “저를 취재하느라 애써주신 언론인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함께 오찬을 하고 편안한 얘기를 나누는 자리”라며 “특별한 정치적 의미는 없는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이 특정 후보로 쏠릴 경우 전당대회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은 끊이질 않고 있다. 김·안 두 의원이 나 전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과 오랫동안 함께 활동했던 ‘동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문자메시지로도 (대화를) 주고받은 게 있고, 어제(28일)도 (구상찬 전 의원 자녀 결혼식장에서) 만나서 상당한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이 같은 수도권 지역을 기반으로 두고 활동하는 만큼 ‘수도권 대표론’을 매개로 협력을 요청하는 중이다. 안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나 전 의원과의 연대 논의와 관련해 “나 전 의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이날 청년층 당심잡기에 전력했다. 김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년 YPT(Young People Together)’ 발대식을 열었다. 청년 YPT는 김 의원을 지지하는 청년 100여명이 모인 정책지원단이다.
김 의원은 발대식에서 “청년문제는 주택과 일자리, 출산·육아 문제, 이 세 가지 키워드가 핵심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당대표가 되면 ‘여의도 청년’에게 매몰되지 않고 진짜 야전 청년, 현장 청년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으며 호흡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경기도 양주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수도권 청년 미래를 위한 안철수 의원 초청 토크콘서트’에 참여했다. 안 의원은 “지금까지 (정치권은) 청년 인재를 키우기보다는 선거에서 일종의 ‘동원의 수단’으로만 계속 썼던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청년정치인을 계속 양성하겠다”며 “거기서 기초의원도 나오고, 광역의원도 나오고, 국회의원도 나오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수 박성영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