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혹한에 난방비 폭탄 맞은 서민… 가스公, 적자에도 상품권 잔치

입력 2023-01-30 04:05

가스요금 등 난방비 급등으로 서민 가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 4억원에 달하는 돈을 상품권 구매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비율 급증으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가스공사가 되레 재정 건전화를 거스르는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가스공사의 ‘상품권 구입 및 배부 현황’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해 12월 1억9363만원어치의 상품권을 구입했다. 이 상품권은 체지방 5% 감량 프로젝트 우수 직원이나 자전거 이용 우수 직원 등에게 돌아갔다. 공사는 지난해 11월엔 자체 요리경연대회 상금과 식자재 구입 등의 용도로 상품권 6148만원어치를 구매했고, 10월에는 안전실천 우수직원 포상 등을 위해 3274만원을 상품권 구입에 썼다.

가스공사가 지난해 상품권 구입 용도로 지출한 금액은 4억원 가량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명절 취약계층 지원 등에 쓰였지만, 내부 복지 차원에서 집행한 상품권이 주를 이뤘다.

지난해 말 기준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500% 수준이다. 미수금(영업적자)은 9조원으로 추산된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사에서 “공사는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폭등과 수급 불안, 미수금과 부채 비율 상승에 따른 재무 건전성 악화 등 사상 초유 상황에 직면했다”며 재무구조 건전성 확보를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최 사장 발언이 있던 그 달에 가스공사는 직원복지 명목 등으로 2억원 어치 상품권을 구매했다. 향후 가스요금은 더 오를 공산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기에 앞서 공사가 내부 곳간 단속부터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적자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경영진이 성과급을 반납한 한국전력공사처럼 가스공사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