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가 해제된 오늘부터 은행 영업시간이 예전으로 돌아갔다.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4시에 닫는다. 약 1년 반 만에 단축 영업이 중단됐다. 고객 편의를 위한 당연한 조치다. 하지만 금융노조가 영업시간 정상화에 반발하며 가처분 신청 등을 검토하고 있다니 우려스럽다.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은행 영업시간이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줄어든 것은 2021년 7월 12일이다. 정부가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하면서 사적모임까지 제한하던 때였으니 영업시간 단축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그 후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영화관 등 영업시간을 단축했던 대부분의 시설이 원래대로 돌아간 지 오래다. 마침내 코로나 3년의 상징이었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없어졌으니 은행의 영업시간 정상화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그런데도 금융노조는 은행 영업시간 변경이 노사합의 사항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으니 볼썽사나운 일이다. 노조는 ‘9시30분 개점’을 주장하는데 은행원의 편의만을 고려한 이기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금융당국이 영업시간 정상화를 촉구한 것도 관치금융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영업시간을 정상화한 것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게다가 오늘 ‘영업시간 문제 관련 금융노조 입장 설명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론전에 나선다는데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 미지수다.
금융 소비자들은 그동안 은행 영업시간이 줄어들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디지털 금융에 취약한 노년층의 피해가 컸다. 인터넷 뱅킹이 대중화됐지만 여전히 은행 창구에서 대면 업무로만 할 수 있는 영역도 있다. 코로나 기간 중 점포 수와 영업시간이 줄면서 은행에 가면 한두 시간 기다리는 건 기본이 됐다. 때문에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반차를 내는 직장인도 있다고 한다. 고금리로 서민의 등골이 휘는 와중에도 은행은 예대 금리 차이로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그 결과 기본급의 300~400%에 이르는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그럼에도 그 수익을 가져다준 고객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들 편의만 챙기겠다고 한다. 이러니 누가 공감하겠는가. 금융노조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말고 은행 정상화에 적극 협력해야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