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변화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국내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주목할 사실은 당뇨병이 더 이상 중년층만의 질환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내 연구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20·30대에서 당뇨병과 고도비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젊은 당뇨 환자 증가에 비만이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들은 오랜 시간 고혈당에 노출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고, 그로 인한 삶의 질 저하와 조기 사망 위험도 증가하게 된다. 고도비만이 동반된 경우 혈당 관리가 쉽지 않아 위험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도비만 환자는 당뇨의 조기 발견과 함께 적극적인 혈당 및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
세계당뇨병연맹은 고도비만형 당뇨 환자의 경우 수술을 1차 치료로 명시하고 있다. 비만형이 아닌 당뇨병의 치료는 약물과 적극적 식생활 관리가 중요하지만, 고도비만형은 먼저 수술받을 것을 권고한다. 국내에도 2019년부터 건강보험에 고도비만 수술과 당뇨병 수술이 급여의 영역으로 들어와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최근엔 고도비만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루와이 위우회술’이 효과적인 방법으로 시행되고 있다. 위우회술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호르몬인 ‘인크레틴’의 분비 조직이 망가진 당뇨 환자를 위해 위 절제와 함께 섭취한 음식이 곧바로 하부 소장으로 가도록 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로 항(抗)인크레틴 호르몬인 GIP 분비를 감소시키고 혈당을 떨어뜨리는 GLP-1을 증가시켜 당뇨병을 치료한다.
미국 비만대사수술협회와 국제비만수술연맹은 31년 만에 비만 수술 치료의 가이드라인을 변경했다. 새 지침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5 이상, 대사성 질환을 동반한 BMI 30~35 미만 환자는 비만수술의 고려 대상이다. 동양인의 경우 BMI 25 초과 시 비만으로 보고 27.5 이상에서 비만 수술을 고려한다. 고도비만형 당뇨 환자를 위한 비만 수술은 안전성과 함께 그 효과가 입증된 치료이기에 적극적인 검토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한상문(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