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로 예정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이사회에서 김정태 회장의 진퇴를 놓고 날선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이 협회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회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류는 지난 16일 있었던 이사 간담회에서 감지됐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협회 K이사는 29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김 회장의 협회 운영 방식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다”면서 “이사회에서는 회원들의 불만을 토대로 김 회장의 그간 활동과 성과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회장에 대한 불신은 그가 KLPGA와 AGLF(Asia Golf Leaders Forum) 회장직을 겸하면서 벌어진 일련의 일들이 발단이 됐다. 김 회장이 KLPGA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KLPGA 투어 대회를 AGLF 대회에 편입시키거나 방송 중계권을 독단적으로 좌지우지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8월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렸던 AGLF 첫 대회 ‘시몬느 아시아 퍼시픽컵’은 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과 일정이 겹쳤다. 그 다음 주도 메이저대회인 한화클래식이 열려 KLPGA 투어 선수들은 일정상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당시 김 회장은 자카르타 현지에 머물면서 시몬느 대회의 흥행을 위해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K이사는 “AGLF 대회는 KLPGA의 일정과 겹치지 않게 가급적 비시즌에 해외에서 개최한다는 게 AGLF의 당초 약속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2021년에 창설된 KLPGA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가 뉴질랜드에서 AGLF 대회로 치러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협회 C이사는 “김 회장이 AGLF 발전을 위해 KLPGA 회장직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심에서 벗어나려면 현 시점에서 두 자리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면서 “AGLF 설립 취지에 공감하지 않은 KLPGA 이사들은 없다. 그렇다고 그것을 위해 KLPGA 권익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