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회전근개파열… ‘봉합술+PRP 주사’로 재파열 예방

입력 2023-01-30 18:48

골프와 테니스 등 상지 관절을 많이 쓰는 스포츠가 대중화되면서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표적 어깨질환인 회전근개파열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최근 5년간 평균 13만여명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2021년(12만4951명)의 경우 60대(30.6%)와 50대(25.9%) 등 중장년층이 다수였다.

회전근개는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4개의 근육과 힘줄로 이뤄져 있다. 운동으로 인한 과도한 사용, 외상 및 노화에 의한 퇴행성 변화 등으로 염증이 생기거나 찢어지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팔을 움직이는데 제약이 따른다. 파열 정도가 크지 않으면 염증을 줄이는 약물과 주사, 체외충격파 치료 등으로 개선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치료를 계속했는데도 효과가 없거나 파열 범위가 넓은 경우엔 찢어진 힘줄을 봉합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회전근개 봉합수술은 3㎜ 정도의 미세한 구멍으로 관절내시경을 집어넣어 손상 부위를 직접 관찰하면서 꿰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큰 절개가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재파열의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통상 회전근개 봉합수술 후 재파열 비율은 10~20%로 보고된다. 이 때문에 재파열을 예방하기 위한 이중 봉합 등 다양한 방식이 연구돼 왔다. 그중에서 최근 주목받는 게 봉합수술과 함께 시행하는 ‘PRP(자가혈소판풍부혈장) 주사치료’다. PRP 치료는 환자 자신의 혈액 30㏄를 뽑은 후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혈소판 성분을 분리하고 이를 4배 정도로 농축해 봉합 부위에 주입(뿌림)하는 것이다. 농축된 혈소판 안에 든 다량의 성장 인자들이 손상 조직 재생을 도와 재파열을 줄이는 원리다. 회전근개 봉합 수술과 PRP를 결합한 치료는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가 고시하는 신의료기술로 인정됐다. 신의료기술 평가는 새로운 의료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가늠하기 위해 제정된 제도다. 보고서에 따르면 회전근개 봉합수술을 받으며 PRP 치료를 병행한 환자군이 봉합수술만 한 환자군에 비교해 단기 및 장기 추적결과 재파열률이 일관되게 낮았다. 수술 후 통증 역시 감소했다.

PRP는 자신의 혈액을 이용하기 때문에 면역 반응과 감염 위험으로부터도 안전하다. 다만 봉합수술 없이 단순히 PRP 치료만 시행하는 것은 신의료기술에 해당하지 않아 불법이다. PRP치료는 2019년 팔꿈치 힘줄염(골프엘보, 테니스엘보) 치료에 최초로 신의료기술 인정을 받았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정성훈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센터원장은 30일 “PRP 치료를 병행했다고 해서 수술 후 재활이나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며 “PRP가 치유에 도움 될 순 있지만, 치료 부위를 과하게 사용하면 재파열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PRP 치료는 혈소판 분리 키트의 성능도 좋아야 하지만 손상된 어깨 근육 부위에 정확히 치료하는 의사 실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가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