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기재부 여성 간부는 좋지도 싫지도 않은 인물?

입력 2023-01-26 04:04

기획재정부 노동조합은 2004년부터 매년 ‘닮고 싶은 상사(닮상)’와 ‘닮고 싶지 않은 상사(안닮상)’를 뽑고 있다. 1년간 과장급 이상 간부를 지켜본 직원들이 점수를 매겨 평가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도 773명의 기재부 직원이 투표했다. 물론 인사고과 평가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안닮상에 뽑힐까 전전긍긍하는 간부들이 많다.

그런데 기재부 여성 간부들은 이런 걱정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닮상이나 안닮상에 선정된 여성 간부는 1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5일 “2022년 닮상과 안닮상에 선정된 간부는 모두 21명이었는데 여성은 없었다”고 말했다.

여성이 부각되지 못한 것은 남성 다수인 기재부의 특성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닮상·안닮상 평가 대상인 과장급 이상 간부 중 여성 비율은 30%도 채 되지 않는다. 현재 국장급 이상 평가대상 중 여성은 1명뿐이다. 기재부 한 사무관은 “160여명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 평가인 데다 소수만 뽑히기 때문에 ‘임팩트’ 있는 사건이 있던 간부들이 선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사무관도 “성과나 리더십 면에서 비교적 무난한 평가를 받는 여성 국·과장들이 내부 평가에서 두드러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안닮상은 주로 폭언이나 모욕적 언사 등 ‘갑질’이 발생한 경우 선정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재부 안닮상에는 과장급 5명이 뽑혔고 국장급 이상은 없었다. 기재부 사무관은 “일을 많이 시킨다는 이유만으로 안닮상으로 뽑지는 않는다”며 “일이 힘들어도 배우는 게 있다면 좋은 상사”라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