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무역적자 벌써 102.6억 달러 작년 1월 한 달치 배 넘는 수준

입력 2023-01-26 04:05
국민일보DB

연초부터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4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대외 여건 탓에 수출 실적도 ‘상저하고’가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실효성 있는 장·단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관세청 수출입 현황(통관 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1월 1~20일 무역적자는 102억63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1월 한 달치 적자폭(50억5012만 달러)의 배를 넘은 수준일 뿐 아니라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였던 지난해 8월(94억3500만 달러)에 비해서도 8.8% 많다. 품목별로는 반도체(-34.1%), 국가별로는 중국(-24.4%)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고, 대중 수출 감소도 7개월째 이어졌다.


정부는 하반기 수출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전 세계 경기 침체로 우리 수출에 대한 수요가 많이 감소했고 주력 상품인 반도체 가격 하락 또한 수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하반기가 되면 경기가 나아지면서 수출이 회복되는 상저하고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출 부진을 초래한 원인과 해법이 모두 반도체 업황과 중국 경기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2.2%)을 제외하면 50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반도체 업계는 이르면 올해 2분기 또는 하반기에 중국 내 정보통신 기기 수요가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상황 등을 볼 때 낙관적 전망에 그칠 수 있다.

정부의 수출 활성화 대책이 안일하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강내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회복돼도 대중국 수출이 과거처럼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대중 무역수지 흑자 폭을 빠르게 넓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베트남 등 핵심 원자재 부국과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세안과 중동을 포함한 신흥 시장과 자원 부국 등과의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수출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수출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세제 지원 확대와 노동시장 개혁이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