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미국 무대 도전을 선언한 이정후가 빅리그 진출 수순을 착실히 밟아나가고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하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을 기회를 얻은 데 이어 ‘악마의 에이전트(대리인)’ 스캇 보라스(사진)와도 손을 잡았다.
뉴욕 포스트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존 헤이먼은 25일(한국시간)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정후가 보라스 코퍼레이션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정후의 소개는 ‘한국 리그의 MVP’로 간단히 갈음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수장을 맡고 있는 스캇 보라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에이전트로 꼽힌다. 법조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1980년대부터 활동하며 수많은 대형 계약을 끌어냈다.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상위 9명의 메이저리거 중 6명이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뒀다. ‘악마의 대리인’ ‘슈퍼 에이전트’ 등 별명도 여럿 얻었다.
한국 선수들과의 인연도 있다. 박찬호와 추신수 등 메이저리그에서 커리어 대부분을 보낸 이들은 물론, 류현진과 윤석민 등도 보라스와 계약을 맺었다. 가깝게는 26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공식 입단하는 덕수고 출신 투수 심준석도 보라스를 선임했다. 류현진이 보라스를 옆에 끼고 2012년 LA 다저스와 맺은 6년 총액 3600만 달러 계약은 여전히 한국프로야구(KBO) 출신 메이저리그 직행 선수 중 최대 규모로 남아 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