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새 공개된 추신수(41)의 발언을 두고 촉발된 논란이 명절 연휴 이후까지도 야구판을 달구고 있다. 한국프로야구(KBO) 현역 최고참으로서 보다 신중했어야 할 사안을 섣불리 단언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추신수 본인의 음주운전 전력과 국가대표 참가 횟수 등을 두고도 공격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발단은 지난 21일 공개된 라디오 인터뷰 영상이었다. 미국 텍사스주 내 한인 매체인 ‘DKNET’에 출연한 추신수는 앞서 출범한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면서 대표팀 내 세대 교체가 더디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현 대표팀 고참급 선수들이 실력 면에선 리그를 대표할 만하지만, 의식적으로라도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더 많이 출전시키는 게 맞지 않느냐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 문동주와 안우진 등 최종적으로 엔트리에 들지 못한 영건들의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명했다.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건 그 다음이었다. 학교폭력 논란으로 대표팀 승선이 불발된 안우진과 관련해 해당 조치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얘기하며 “한국은 (정서상)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도 받고 다 했는데 국제대회를 못 나간다”고 주장한 것이다. 나아가 불특정 다수의 선수들을 향해선 ‘후배가 불합리한 불이익을 보고 있으면 선배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투로도 발언했다.
여론은 싸늘했다. ‘용서를 강요하지 말라’ ‘프로 선수는 인성도 실력’이란 반응이 잇따랐다. 일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는 등 학교폭력 사태가 완전히 일단락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제3자가 섣불리 나섰다는 것이다.
추신수의 미국 시절 음주운전 적발 전력과 과거 국가대표 공헌도 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지난해 현역에서 은퇴한 뒤 KT 위즈에서 심리 상담 트레이너를 맡고 있는 안영명(39)은 전날 개인 SNS에 “후배 비난을 일거리 삼아 보란 듯 선배라고 눈앞에 나타나는 사람들보다는 낫지 않은가”라며 말을 얹었다가 비판이 격화하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