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사고 4년 만에 15배로… 대신 내준 보증금도 2조원 돌파

입력 2023-01-25 04:06

전세계약이 끝난 뒤에도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전세보증금 사고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악성 임대인’으로부터 발생한 피해액만 따져봐도 전년 대비 23%가량 늘었다.

2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집계된 전세보증금 사고는 모두 5443건이었다. 4년 전인 2018년(372건)과 비교하면 15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직전 해인 2021년(2799건)과 비해서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피해 액수 역시 급격히 늘어났다. 2018년 792억원이었던 연간 피해 액수는 이듬해 3442억원으로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1조1726원으로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피해 세입자에게 지급된 대위변제액도 증가했다. HUG의 연간 대위변제 실적은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0억원을 거쳐 지난해 9241억원까지 늘었다. 현재까지 지급한 대위변제액의 총액도 2조2177억원으로 2조원을 넘겼다.

3회 이상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관리 대상으로 지정된 악성 임대인에게서 당한 피해도 크게 늘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악성 임대인의 보증사고 액수는 지난해 4382억원으로 전년대비 23%(827억원) 증가했다. 관리 대상자 숫자도 203명(개인 179명·법인 24명)으로 늘었다. 2021년 82명이 악성 임대인 리스트에 추가로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의 경우 7월까지 51명이 추가 등록됐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