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3년의 상징이었던 마스크를 드디어 벗는다. 위험은 아직 남았지만 일상 회복을 향해 성큼 다가서게 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는 30일부터 대중교통과 병원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한다고 20일 밝혔다. 2020년 10월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시행된 지 27개월 만이다. 이로써 ‘확진자 7일 격리’를 제외한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조치가 모두 사라지게 됐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겨울철 재유행이 정점을 찍고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지표 4가지 중 환자 발생 안정화, 위중증·사망 발생 감소, 안정적 의료대응 역량 3가지가 충족됐고, 중국발 위험요인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어제로 꼭 3년이 됐다. 스페인 독감 후 100년 만에 지구촌을 덮친 이 감염병은 전대미문의 파괴력으로 일상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20일 기준 국내 누적 확진자는 2992만7958명, 사망자는 3만3104명이며, 국민 10명 중 7명이 감염됐다. 한때 하루 62만명 이상이 확진되는 등 대유행이 덮쳤으나 최근엔 백신 접종과 감염을 통한 자연 면역으로 비교적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큰 고통을 안겼던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제한이 종료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이어 실내 마스크 의무까지 없어지게 됐다. 그동안 불편을 감수하고 정부의 정책을 믿고 따라온 시민들과 의료진의 희생 덕분이었을 것이다.
아직 끝이 아니다.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미래에 다가올지 모르는 새로운 감염병에 대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민 개개인의 자율 방역은 더 중요해졌다. 이번 조치를 실내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착용에 따른 이익은 여전히 높지만 방역의 지속가능성 등을 위해 자율적 실천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손 씻기 등 개인 방역을 게을리 해선 안 될 것이다. 특히 고령층 등 감염 취약계층 중 백신 미접종자는 접종을 서두르는 게 좋겠다. 거리두기 해제 후 맞는 첫 설 연휴가 시작됐다. 민족 대이동을 맞아 대면 접촉이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각별히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안전한 기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