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영입’ 롯데, 남은 숙제는 ‘세밀한 야구’

입력 2023-01-20 04:07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한현희, 유강남, 노진혁(왼쪽부터)이 19일 부산 서면 롯데호텔에서 열린 입단 환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영입한 자유계약선수(FA) 3인방이 구도(球都) 부산에 공식 입성했다. 이들 세 명에게만 170억원을 쏟는 등 이번 스토브리그의 큰 손으로 떠오른 롯데의 다음 목표는 내실 강화다. ‘디테일 야구’가 상위권 도약의 열쇠로 꼽힌다.

롯데는 19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노진혁 유강남 한현희의 입단식을 개최했다. 이들은 모두 올 겨울 FA 신분으로 롯데의 부름을 받고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셋 중 가장 먼저 계약서에 사인을 한 건 유강남이었다. 지난해 11월 21일 FA 시장이 개장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4년 8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로부터 이틀 뒤엔 노진혁이 4년 50억원에 뒤따랐다. 부산 태생의 한현희는 막차를 탔다. 해를 넘긴 지난 17일 3+1년 40억원의 조건으로 이적했다.

FA 영입 한도를 꽉 채워가며 데려온 이들로 인해 롯데의 올 한 해 농사엔 한결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특히 안방마님 유강남에게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수 년째 ‘포스트 강민호’는커녕 붙박이 주전 포수를 발굴하지 못한 팀 사정을 고려하면 당연하다.

노진혁은 느슨해진 내야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존재다. 3루수와 유격수 모두 소화 가능하다. 지난해 극도의 빈타에 시달린 이학주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건 물론, 포지션 연쇄 이동을 통해 이대호가 사라진 1루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한현희는 외국인 2명과 박세웅을 제외한 선발 로테이션이 미완인 상황에서 4·5선발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이인복 김진욱 서준원 등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구단도 외부 영입의 결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당장 가을야구, 우승 같은 목표보다는 전력이 상승했다는 게 보인다. 베테랑들이 보충됐으니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부 영입만으론 부족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선 결국 공수 전반에 걸쳐 ‘짜임새’의 문제가 해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가 득점력이다. 지난해 롯데의 팀타율은 4위로 준수했다. 팀 홈런도 5위였다. 반면 팀 득점은 9위에 그쳤다. 장타가 터지지 않으면 루상에 주자가 나가도 불러들이지를 못하니 승리가 요원했다.

주루는 10개 구단 중 꼴찌였다. 팀 도루 개수와 성공률을 비롯한 주루 관련 지표들이 최하위에 머물렀다. 황성빈이 기록한 10개가 팀내 최다 도루였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는 롯데의 주루 부문 WAA(평균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전 구단 가운데 가장 낮은 -1.52로 평가했다.

수비도 문제였다. 표면적인 실책 개수나 수비율은 나쁘지 않았지만 WAA 기준으론 이 또한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땅볼 유도 투수가 많은 마운드의 강점을 살리지 못했다. 래리 서튼 감독이 부임 이후 줄곧 강조한 ‘세밀한 야구’가 올해는 구현돼야 하는 이유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