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의 회삿돈 사적 유용 정황을 포착하고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한국타이어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에서 시작된 수사가 그룹 총수의 개인 비리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19일 조 회장 집과 한국타이어 본사, 계열사 등 1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계 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조 회장이 회사자금을 개인 집수리,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정황을 잡고 구체적인 횡령 배임 규모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의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한국타이어는 2014년 2월~2017년 12월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가 제조한 타이어몰드(타이어 무늬를 만드는 틀)를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들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부당지원 행위로 보고 지난해 11월 한국타이어에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한 뒤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조 회장은 고발 대상에서 빠졌다.
검찰은 이후 조 회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내부 부당거래와 총수 일가의 관련성을 확인해 왔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어 공정위 측에 조 회장에 대한 고발요청권도 행사했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총수 일가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의심한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