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름 태국 북부의 탐루앙에서 동굴 탐험에 나섰던 유소년 축구팀이 갑작스런 폭우로 조난됐다. 입구로부터 2.5㎞ 들어간 동굴 깊숙한 지점에 코치 엑과 소년들이 갇히고 만 것이다. 열흘이 지나 구조대가 축구팀을 발견했다. 그리고 조난 16일째 13명 전원이 구조됐다.
‘태국 동굴 구조’로 알려진 이 기적적인 사건은 영화와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모두 열세 명’은 이 사건을 다룬 논픽션이다. 태국계 미국인으로 아동·청소년문학 작가인 저자는 면밀한 조사를 바탕으로 구조 과정의 전모를 그려냈다. 아이들이 어떻게 버텨냈는지, 동굴 구조의 특수성과 어려움이 무엇이었는지, 구조 작전에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고 과정은 어땠는지 상세하게 알려준다.
틀에 박힌 영웅담은 아니다. 이 책은 탁월한 논픽션 그 이상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가 “태국이라는 이 독특한 나라에 대해서도 말해 주고 싶었다”고 밝힌 것처럼 구조 작전에 투영된 태국의 문화와 국민들의 모습을 두루 보여준다. 특히 아동·청소년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구조 과정을 함께 돌아보면서 동굴의 과학, 팀과 모험에 대한 관점, 위험에 대한 태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 등을 전해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또렷하다.
90여장의 현장 사진, 과학적 문화적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 자료들과 별도의 해설들을 수록해 아이들도 이 사건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음식도 온기도 없고 잠도 거의 잘 수 없지만, 이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아주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생존의지’이다” “잠수 구조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수영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공황이다” 같은 문장들을 통해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을 명료하게 가르쳐준다. 미국 도서관협회가 주는 뉴베리상 2021년 수상작.
김남중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