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가수사본부장 공개 모집에 검찰 출신 정순신(57) 전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 등 3명이 지원했다. 전국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사령탑에 전직 검사가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1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6일 접수를 마감한 국수본부장 경력경쟁 채용시험에 정 전 원장과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지낸 장경석(59) 전 인천경찰청 제2부장, 최인석(48) 전 강원도 화천경찰서장 등 3명이 지원했다. 장 전 부장은 경찰대 2기 출신이고, 최 전 서장은 사법시험에 합격한 경정 특채 출신이다.
정 전 원장은 검찰 재직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다. 2011년 대검찰청 부대변인으로 있을 때 윤 대통령은 대검 중앙수사부 2과장이었다. 2018년에도 두 사람은 각각 인권감독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같은 청사에서 일했다. 정 전 원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27기 동기이기도 하다.
그의 지원 소식에 경찰 내부는 술렁였다. 2021년 국수본이 출범할 때부터 경찰 수사 독립성 차원에서 외부 인사를 본부장으로 인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현실화 가능성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검사 출신 수장이 전국 단위 경찰 수사를 지휘하면 사실상 경찰 수사 전반이 검찰 영향력 아래 놓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향후 경찰청장이 후보자 1명을 추천하면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다만 경찰청장이 지원자 중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내부에서 후보자를 선출해 추천할 가능성도 있다. 현 남구준 국수본부장의 임기는 다음 달 25일 만료된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