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대학생 박모(22)씨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 단정한 갈색 재킷 하나를 샀다. 설 연휴에 고향에 가 가족을 만날 때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서였다. 박씨는 “원래 갖고 싶어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고민 중이던 옷이었는데 마침 설이라 구입을 했다. 타지에 나와 친척을 자주 못 만나다보니 아무래도 명절마다 옷을 더 신경쓰게 된다”고 말했다.
지그재그는 이달 9~15일에 ‘직진배송’의 패딩, 코트, 재킷 매출이 직전 일주일 대비 각각 354%, 228%, 437%나 급증했다고 17일 밝혔다. 직진배송은 밤 12시 전까지 주문을 완료하면 다음 날에 물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여성들이 격식 있는 자리에 갈 때 흔히 입는 원피스 매출은 같은 기간 30배 이상 기록했다.
백화점에서도 설 연휴를 앞두고 의류 매출이 증가했다. 이달 들어 15일까지 신세계백화점의 남성패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9% 뛰었다. 여성패션, 아동복 매출은 같은 기간 22.7%, 12.2% 늘었다. 일상복보다는 고급의류 수요가 상승한 게 특징이다. 같은 기간에 현대백화점의 객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다.
설 연휴에 떠나는 여행과 ‘호캉스’에 맞춘 여행용품 매출도 오르막을 탔다. 이달 1~15일 현대백화점의 수영복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5%나 치솟았다. 캐리어는 150.3%, 아웃도어는 23.3% 증가세를 보였다. 지그재그에서는 직전 일주일 대비 1월 9~15일 비키니 매출이 약 5.7배 늘었다.
W컨셉은 ‘설빔’ 수요를 반영해 오는 18일까지 ‘빠른 배송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 200여종의 상품을 오후 1시까지 주문하면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은 주문 제작이 많아 평균 배송일이 4~5일에 이른다. 백화점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3년 여간 ‘작은 명절’을 보낸 고객들이 엔데믹 이후 첫 설을 맞으면서 의류 매출이 크게 느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