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방탄막으로 범죄 은폐 못해” 야 “檢, 없는 죄 둔갑시킬 수 없어”

입력 2023-01-18 04:07
해외 도피생활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압송되고 있다. 인천=권현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국내로 송환되자 여야는 서로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받았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해 총공세를 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토착세력과 조폭이 결탁해 국가를 허무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자신의 비리를 덮기 위해 ‘정치탄압’ ‘정치검찰’이라고 비난하지만, 조폭과 손을 잡고 토착세력과 검은 거래를 했던 부정비리 의혹은 덮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떳떳하다면 진실의 문 앞에 당당히 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석기 사무총장도 “이 대표를 넘어 민주당과 쌍방울그룹의 관계까지 궁금해질 정도”라면서 “범죄인 송환에도 앞뒤 분간 못하는 의혹 제기로 또다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공분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국회 본회의 출석 횟수보다 검찰 출석 횟수가 더 많은 대표가 될 것”이라며 “이 대표를 빨리 손절하는 것이 민주당이 살길”이라고 주장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방탄막을 겹겹이 둘러쳐도 범죄 행위를 은폐할 수 없다.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고 논평했다.

민주당은 정치검찰의 술수라고 맞섰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전 회장과 이 대표는 서로 알지 못한다고 이미 밝혔고, 심지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허위 자작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진술서까지 있다”면서 “검찰이 언제부터 남의 속을 꿰뚫어 본다는 ‘관심법’으로 죄를 묻고 철퇴를 내려치던 궁예가 된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검찰이 관심법으로 짜 맞추기 수사를 하더라도 없는 죄를 있는 죄로 둔갑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당에선 김 전 회장 송환과 관련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김 전 회장을 전혀 모른다고 확언했는데, 나중에 같이 찍은 사진이라도 한 장 나오면 어떻게 될지 솔직히 겁난다”고 말했다.

정현수 최승욱 기자 jukebox@kmib.co.kr